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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백의종군로
한참 무더위가 지나가는 듯한 늦여름 맑은 하늘아래 여러가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이순신 백의종군로에 발걸음을 딛어 봅니다. 해안도시인 사천의 구석에 위치한 이곳은 산자락을 따라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이 바닷바람과는 또 다른 사천의 정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한가로워 보이는 시골 길 마냥 뻗어있는 이길을 걷노라면 도시에서의 무거운 짐들은 잠시 잊게 만들어 주는 듯 합니다.
푸르른 산책로와 마을길을 따라 걷다보면 그늘이 없어 조금은 덥긴하지만 그간 못 했던 광합성을 몰아서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높고 낮은 산들이 가까이 도는 멀리 위치한 모습이 한적한 다른 나라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 키게 합니다.
사실 보행자도로가 미흡한 이곳은 사람이 걷기엔 주의가 필요 한 곳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듯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같은 목적과 장소는 아니지만 같은 길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동질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걷고 또 걷다보면 이제서야 몇몇 가게들이 눈에 띕니다. 마른목을 축이고 잠시 그늘아래 몸을 앉히고 쉬어 봅니다. 아직은 더운듯한 바람이지만 도시의 그것과는 다르게 산내음이 묻어 나고 상쾌한 바람이 콧잔등을 스치고 지나 갑니다. 들어가서 놀 정도로 맑지는 않지만 마을을 가로 지르는 개천을 구경하고 다시금 걸음을 재촉합니다.
사천의 명소 중 하나인 다솔사가 자리잡은 산자락을 지나가는 길입니다. 곳곳에 펼쳐져 있는 논과 밭의 아직은 푸르스름한 빛은 바람에 따라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가 점점 낮아질 수 록 걷는 길에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조금은 시원한 느낌으로 지날 수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하던중 머물렀던 응취루가 가까운 곳으로 백의종군로의 취지에 걸맞는 자취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조선 세종12년에 완공된 곤양읍성 객사의 출입문으로 곤양초등학교 내에 소재 했었으나 1963년 철거된 것을 복원 하였습니다.
제법 높았던 해가 이젠 거의 산 위에 걸쳐져 땅거미가 밀려오는 시간입니다. 한창 오후의 시간대와는 또 다른 시골 풍경의 정취가 감상에 젖게 만듭니다. 어딜가도 매연냄새 보다는 산내음이 풍겨오는 곤양일대를 걷노라면 마음한켠에 잊고있던 여유가 샘솟는 느낌입니다.
사천의 끝자락에 도달하는 장소인 맥사리 입니다. 옛도로와 지금의 도로가 합쳐기는 곳이기도 하고 백의 종군로 사천구간의 끝자락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