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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보물 제614호인 곤양면 흥사리에 있는 매향비와 같은 불교의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미래 구복적인 성향이 강한 미륵신앙의 한 형태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므로 매향비에 나타난 발원 형태는 모두 미륵하생신앙과 연결된다고 하겠다. 이 비문은 조선 초기 태종 18년(1418)에 승려와 신도들이 이곳에 매향하고 그 내용을 암각한 것이다. 그 당시는 왜구에 의해 격심한 침탈을 받던 해안 지방의 백성들 입장에서는 왜구의 창궐이 보다 큰 불안이요, 현실적 위기감이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매향지의 백성들은 그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와 같은 현실적 고통감과 불안감으로부터 구원받는 방법으로서 미륵신앙과 접합된 종교의식으로서 매향을 택했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처녀바위의 매향비에 새겨진 ‘수륙무차대회’는 곧 수륙회라 일컫는 수륙제나 오늘날의 풍어제 제의에서 엿볼 수 있는 양태, 곧 바다와 육지에 있는 고혼과 아귀를 위하여 올리는 제의 한 형태가 아닌가 추측한다. 정유 2월 15일, 무술 2월 15일 수륙무차대회를 베풀어 포락에 향목을 침향한 연후에 여러 비구와 더불어 십방시주의 명단을 적은 것이며 30여명의 승려가 공동으로 향한 불사로서 대중적 행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